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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투자전략

테슬라(Tesla)주가로 부터 얻는 투자교훈

2020. 2. 4.

테슬라가 어제 +19.89% 상승하면서 (이건 2013년 5월 9일 24.4%가 오른 이후 7년여 만의 최고의 주가 상승입니다.) 780$로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현재 PREMARKET에서도 10% 이상 상승을 이어가면서 800$을 순식간에 넘어 900$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오늘 종가는 900$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해 보입니다. 

시가총액도 1,400억$(170조원)를 넘어서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코스트코, 나이키, NVIDIA 등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나라 시가총액 2위인 하이닉스가 70조 수준임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합니다.
지난주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고 어제는 Bill Selesky 라는 애널리스가 목표주가를 556$에서 808$로 상향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Our positive view assumes continued revenue growth from the legacy Model S and Model X, as well as strong demand for the new Model 3, which accounted for more than 80% of (fourth quarter's)" 
- Bill Selesky   

지난 4분기 매출액은 74억달러로 시장 컨센서스 71억 달러를 소폭 상회했고 주당순이익(EPS)은 2.14$로 컨센서스 1.74$를 20% 넘게 초과했습니다.  
여기에는 모델3 판매 호조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늘 의문이던 생산 CAPA에 대한 불안감도 상해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해소되고 있는 듯합니다.  

'실적과 주가를 다 확인한 이후 목표주가를 조정하고 설명해주는 일이라면 미국 애널리스트도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 바 없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전 애널리스트의 역할은 원래 축구중계 해설자 같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축구를 좀 더 풍부하게 이해하게 해주고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역할인 거죠. 거기다 가끔 이영표처럼 결과를 예측한 게 잘 맞으면 더 신뢰가 가는 거고요. 주식시장에 원숭이, 앵무새 등과 같은 인간 매니저와 경쟁하는 동물들이 있었듯이 축구계에도 승부를 예측하는 문어, 고양이 같은 동물들이 있는 것도 비슷합니다.

테슬라 주식은 언론과 애널리스트들이 그다지 좋아하는 주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4분기 실적발표 이후에도 아직 목표주가를 상향한 애널리스트는 Bill Selesky 외에는 없는 듯합니다. (오히려 테슬라 주식은 미국 애널리스트보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뭔가 주류와는 달라보이는 엘론 머스크의 시장 친화적이지 못한 태도와 마땅히 경쟁/비교할만한 Player가 없다는 점 등이 이유가 될 듯합니다. 그리고 공매도가 한 이유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건 이제라도 Tesla Inc. 주식을 살까 하는 고민입니다. 우리나라 주식 뉴스에도 슬슬 테슬라 주가 소식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 와서 보니 Model 3도 더 멋져 보이고 테슬라 사이버 트럭도 미래지향적입니다. 

 

지난 3개월간 주가는 145%가 상승했습니다. 말 그대로 급등입니다. 개인적으로 전기차를 좋아하고 조금의 전공지식을 발휘하여 엔지니어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미 전기차는 생산의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내연기관의 장점을 뛰어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만 지금의 주가 그래프를 보고 쉽게 매수주문을 하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지금은 열심히 달리고 있는 말이니 추세가 꺾일 때 과감히 뛰어내릴 수 있는 투자자라면 가능하겠죠.

그러면 조금 질문을 바꿔서 언제 테슬라 주가를 샀어야 했을까라는 질문을 해봅니다. 이런 질문은 늘 답을 보고 하는 시험같은 거라 어렵지 않습니다.

아래 재무제표를 보면 테슬라의 영업현금 흐름은 2018년을 기점으로 +로 돌아섭니다. 

그리고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2017년 대비 2018년 CAPEX는 40%가량 감소했습니다. 

 
분기단위로 보더라도 2018년, 2019년 영업현금흐름은 과거 대비 대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영업현금흐름의 개선과 CAPEX 부담의 감소, 모델 라인업 확대, 생산 CAPA의 증가가 일어난 시점이었습니다.
이 모두 애널리스트와 언론이 테슬라를 공격하는 주요한 요소였습니다.

순이익의 경우 연간단위로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2019년 3분기부터 흑자를 2분기 연속으로 이어가는 중입니다. 진행되고 있는 투자와 감가상각 규모 등을 감안하면 순이익의 흑자전환은 지금 당장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주가는 2018년 Cash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2019년 2/4분기 까지 계속 하락했습니다. 여전히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부정적이었고 CAPEX와 생산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2019년 6월의 주가는 180$이하에 있었습니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작년 10월 말에도 당일 주가가 18%가량 올랐음에도 주가는 330$ 수준이었습니다. 불가 3개월 전의 일입니다. 

좀 더 감각적으로 사이버 트럭의 유리창에 금이 간 날 주식을 매수했더라면 어땠을까요? 11월 2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이버 트럭의 유리창이 깨진 다음날 테슬라의 주가는 333.04$이었습니다. 

지난날의 주가를 복기하고 이유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얘기는 "그때 내가 사라고 말했잖아" 정도의 술자리 안주거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테슬라의 주가를 다시 한번 보면서 느끼는 것은 '돌이켜 보면 투자의 기본과 역발상의 투자철학을 믿고 실천하는 것이 대부분 옳았다'는 점입니다.  

이제 모델Y와 사이버트럭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델Y는 이미 미국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갔고 중국 공장에서도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입니다. 사이버트럭은 2021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최저가형의 경우 3만 9900$, 약 4,800만 원입니다.)


현재 미국 Fremont공장과 중국 상해공장의 생산능력을 합치면 연간 약 64만 대의 CAPA입니다. 그리고 계획대로 연간 50만 대 수준의 베를린 공장이 지어지고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이 확충되면 내년도에는 연간 150만 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테슬라의 생산량 증가의 속도와 현재 주가는 전기차 시장의 수요와 성장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은 국내 2차 전지 기업에도 장기적인 호재가 될 듯합니다. 테슬라 모델 3에 배터리를 납품하기로 한 LG화학은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이 있겠습니다. (기존에는 파나소닉 단일 벤더였습니다만 지난해 머스크가 파나소닉의 공급 속도에 짜증을 내고 올해부터 LG와 중국 CATL이 추가되어 함께 공급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아직은 파나소닉이 여전히 제1벤더의 지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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