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물적분할
LG화학이 2차 전지 사업의 분사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사업 부문을 별도 회사로 분리해서 100% 자회사로 가져간다는 계획입니다.
그간 석유화학에서 번 돈으로 2차 전지에 투자하는 사업구조였는데 이제 2차 전지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분사를 결정하게 된 것이죠. 분사의 방식도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이고 예정되어 있던 이벤트라 주가에 미치는 큰 영향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향후 신설 2차 전지 회사를 IPO 시킨다면 지분 희석과 간접소유에 따른 모회사(LG화학) 지분가치 평가절하 등의 장기적 우려는 가능합니다. 또한, 현재 2차 전지 모멘텀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라 LG화학 주주들은 인적분할 방식을 좀 더 기대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의 차이
/ 표로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분할 전 50% 지분을 가지고 있던 주주의 경우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지분 각각 50%를 가지고 됩니다. 주식 수는 분할을 7:3으로 한다면 기존 100주를 70주 30주로 나눠가지게 됩니다.
분할 전 한 개의 회사를 두 개로 나누었으니 두 개의 회사에 대해서도 당연히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겠지요. 인적분할 당시에는 두 회사 모두 주주구성이 같겠지만 이후 주식거래를 통해 이제 두 회사는 주주의 내용이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물적분할의 경우 주주의 변동은 없이 분할 전 회사를 두 개의 회사로 나누고 존속회사가 신설회사의 지분을 100% 가지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도 기존 주주는 전체 회사의 50%의 지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니 손해는 없는 셈입니다.
이러한 회사의 단순 분할은 인적분할이던 물적분할이던 기존 회사의 영업부문을 나누어 별도의 회사를 신설하는 것일 뿐,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에는 사실상 변동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은 주주매수청구권의 사유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분할합병의 경우는 틀립니다.) 그리고 채권자의 입장에서도 다를 게 없기 때문에 이러한 단순 분할은 채권자 보호절차 없이도 가능합니다.
분할의 목적
얼마 전 대림산업도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 결합된 기업분할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으로 알려진 건설업과 여천 NCC를 통한 석유화학업을 주요 사업으로 함께 영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업분할을 통해 대림산업을 이 두 사업을 디엘이앤씨와 디엘로 인적 분할하고, 디엘에서 디엘케미칼을 다시 물적 분할하는 기업구조 개편을 하게 됩니다.
대림산업은 분할 공시에서 경쟁력의 강화와 전문성 및 고도화 추구,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경영안정성 증대 등을 분할의 목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대림산업의 기업분할처럼 국내 기업들의 분할의 주목적에는 비대해진 사업영역을 분산시켜 각 사업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효율성의 측면과,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한 사업과 투자부문의 분리라는 지배구조 개선의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할의 주가 영향
일반적으로 인적분할은 기업주가에 호재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 명확한 밸류에이션과 가치 인정 ]
먼저, 사업부문별로 회사가 구분되면서 각 기업에 대한 평가(밸류에이션)가 좀 더 분명해진다는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현재 대림산업은 건설업인지 화학업인지 구분이 안되다 보니 분석이 어려운 측면이 있고 건설업 불황에 대한 불안감과 화학산업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을 같이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성장성 있는 사업부문의 분할을 통해 신설된 회사 차원에서 투자금을 조달하기 수월할 수 있습니다. LG화학에 돈을 빌려주기보다는 LG 배터리에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을 것입니다. 다만 처음 말한 대로 물적분할과 IPO를 통한 투자유치라면 기존 주주들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 수급과 심리 개선 ]
수급 측면에서 보더라도 아무래도 분할 이후엔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이 감소하여 주가의 움직임 측면에서 좀 더 가벼워지고 시장의 주목과 함께 거래량이 증가되는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몇몇 자료들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실제 인적분할 결과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많습니다. 또 존속회사보다는 분할된 신설회사의 주가가 더 좋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다만 아래 보고서에서도 좀 더 장기적인 기간으로 관찰해보면 기업분할과 주가 간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내용을 밝히고 있습니다.
/ 반대로 기업분할 이후 주가가 하락한 사례도 있습니다. /
최초 언급한 것처럼 기업분할이 기존 주주가 보유한 기업가치에 영향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더라도 시장의 비효율만 없다면 기업분할로 주가가 오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기업분할의 이유와 분할된 사업의 내용, 향후 지분관계의 변화 등이 다 제각각이다 보니 단순히 인적분할을 호재인가 아닌가로 구분할 수 있는 이벤트는 아닐 것입니다.
대주주를 위한 기업분할 ?
한편으로는 기업분할이라는 이벤트를 대주주 지배력 강화의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인적분할 후 대주주가 가진 신설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여 지주회사의 지분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분할 전 취득한 자사주가 지주사의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지주회사 전환 형태의 기업분할의 경우 대주주의 지분 스왑 이전까지 기업이 신설 사업회사의 주가는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지주회사의 주가는 억누를 것이라는 인식이 생깁니다. 그래야 대주주가 최대한 지주회사 지분을 많이 취득할 수 있으니까요.
이유가 어떻든 인적분할을 통해 기업의 사업영역이 좀 더 단순화되면 투자자 입장에선 기업을 이해하기 쉬워진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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