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자의 기초

액면분할(주식분할)은 호재일까? (액면가와 기업가치)

2020. 9. 1.

액면분할, 주식분할(Stock Split)

테슬라가 액면분할 이후 다시 한번 주가이 랠리를 보여주었습니다. 테슬라 외에도 애플도 과거 꾸준히 액면분할을 통해 투자자들이 주식을 살 수 있는 문턱을 낮추어 주고 또 이는 주가의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액면분할을 주식분할(Stock Split)이란 용어로 표현합니다.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액면분할과 실제 의미의 차이는 없지만 미국의 경우 증서 발행 시 액면가 없이 무액면주식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주식분할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주식의 액면가(Par value)란?

 

그럼 액면분할의 영향을 말하기 전에 액면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액면가는 기업의 정관에서 정한 주식의 가치로 실제 거래되는 주식의 가치와는 관련이 전혀 없습니다. 

 

주식을 정말 처음 접하는 분들은 삼성전자는 54,000원인데 왜 롯데제과는 10만원이 넘고 엔씨소프트는 90만 원이나 하지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선 이를 기업의 전체가치와 혼동할 수 도 있는데 기업의 전체 가치는 주가가 아니라 시가총액 (주식수 × 주가) 이란 걸 이해하면 액면가 혹은 주가는 기업의 가치와는 무관한 개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을 설립할 때는 자본금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최소금액이 없어졌지만 과거 최소 자본금은 5천만 원으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어쨌든 제 친구 한명과 각각 1억 원을 출자해서 자본금이 2억 원인 법인을 세운고, 액면가를 1,000원으로 정한다면 각각 1만 주의 주식을 나눠 가지게 됩니다. (주식발행 초과금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 자본금 2억원 = (액면가 1,000 × 10,000주=1억 원) × 2명의 주주

 

/ 액면가 10$ 주식을 주당 50$로 20,000주 발행했을 때 재무제표 /

par value of shares

 

상법에서는 "액면주식은 100원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라고만 정하고 있어 액면가는 정하기 나름입니다. 법상 무액면 주식도 발행 가능합니다

 

액면분할 = 주식수의 증가

 

결국 액면가가 1,000원이건 10,000원이건 회사의 자본금과 가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동일한 자본금에서 액면가가 커지면 주식수가 줄 테니까요. 그럼 이제 액면분할을 하게 되면 주식 수가 증가하게 되겠구나 하는 짐작도 가능합니다.

 

2018년에 이뤄진 삼성전자의 주식분할 공시입니다. 분할 전 5천원인 주식이 100원으로 50:1로 분할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주식수도 정확히 50배가 증가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분할 

 

액면분할의 효과

 

액면분할 즉 주식분할은 엄밀히 말해 재무적 영향과 기업가치 변동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이벤트에 불과합니다. 그럼 기업은 왜 분할을 하는 걸까요? 

 

위 삼성전자 공시의 분할목적을 보면 유통주식수 확대라고 명시가 되어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최초 자본금이 2억원 회사의 액면가가 1억 원이라면 발행주식이 2주에 불과하니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합니다. 이를 액면가 10,000만 원으로 분할하면 2만 명의 주주가 분할해서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액면분할의 가장 큰 효과는 유통주식수를 확대해서 많은 투자자들이 회사의 주주가 될 수 있게 해주고 거래를 쉽게 해주는 것입니다. 

 

아마존 1주 3,676$

 

특히 미국시장엔 1,000$ 이 넘는 주식들이 많다 보니 개인들이 한 주도 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Berkshire Hathaway Inc. 같이 클래스가 다른 주식을 발행하기도 하고 테슬라나 애플처럼 주식분할을 하게 됩니다. 특히 2000년 초반 이전에 액면분할이 미국 시장에서 크게 유행이었습니다. 

 

Ally invest

 

이처럼 액면분할을 통해 거래되는 1주당 주가가 낮아지면 투자 가능한 투자가들이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100만원하던 주가가 10:1로 분할 후에는 10만 원으로 싸 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주가가 절대적으로 많이 오른 상황에서 액면분할이 이뤄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분할은 그 자체로 호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일경제

 

그 외에 발행주식수가 너무 적어서 유통주식수가 일정 수준 이하이거나 거래주가가 액면가의 일정 수준 이하일 때 상장폐지의 조건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해 액면분할이 고려될 수도 있겠습니다. 

 

액면분할과 반대되는 행동으로 액면병합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주식 2주를 1주로 병합하고 액면가를 2배로 올리는 겁니다. 그럼 기존의 100원이던 주가가 병합 이후 200원에서 거래가 시작됩니다. 회사가 좀 더 좋아진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2020년 액면병합을 실시한 기업은 비비안, 주연테크, 키이스트 등 총 11개사가 있었습니다. 

 

2020년 액면병합 사례

 

기업의 가치는 시가총액으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액면분할 또는 액면병합을 통해 주가가 변동하는 것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유동성의 효과도 일시적인 것이고요. 100만 원 주식을 1주 가지고 있던 10만 원 주식 10주를 가지고 있던 같은 기업의 주식이라면 그 가치가 다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