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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기초

전환사채(CB)란 무엇일까? (발행조건과 주가영향 등)

2021. 5. 15.

전환사채(CB)는 악재?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가끔씩 만나게 되는 반갑지 않은 소식 중 하나가 전환사채 관련 소식입니다. 전환사채를 발행이나 전환사채 전환에 따른 추가 상장 공시 모두 주가에는 우호적이지 못한 내용입니다.

 

전환사채의 발행과 전환은 전환사채를 통해 주식 수가 늘어날 수 있거나 주식으로 전환되어 주식 수가 늘어난다는 의미이므로 지분율의 희석효과와 신규상장에 따른 매물 부담을 피하 수 없습니다. 

 

최근 전환사채 관련 공시

 

다만 유상증자와 마찬가지로 전환사채 역시 기업이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하나의 수단이므로 사업영위 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면서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안정을 얻을 수 있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전환사채를 통해서라도 신규사업을 개척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거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만히 있다가 망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나은 일입니다.

 

다만 회사채 발행이 아닌 전환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주주로서 기분 나쁠 뿐입니다. 전환사채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이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이유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환사채의 성격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전환사채(CB)란?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는 이름 그대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채권으로 발행했지만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상품입니다. 비슷한 것들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교환사채(EB) 등이 있는데 전환사채가 이해되면 어렵지 않게 그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발행자 입장에서 채권은 기업이 망하지 않는 한 이자를 주고 향후 원금도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자금을 빌리는 것인데 전환사채는 거기에 더해 일정한 조건에서 우리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도 부여해 줍니다. 따라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 채권보다 좀 더 불리하고 전환사채 투자자 입장에서는 좀 더 유리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원금상환을 받을 것인지? 주식으로 받을 것인지? - 

회사채와 전환사채의 비교 (agf.com)

 

그래서 전환사채는 일반 채권보다 좀 더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주식 전환을 염두에 두고 전환사채를 투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금리 조건보다는 주식 전환가액과 조건 등이 더 중요한 투자 결정요소입니다.

 

전환사채(CB) 발행의 예 (큐렉소)

→ 참고) 최근 전환사채 발행사례 (엔켐) 분석는 아래 글을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전환사채(CB)의 발행 사례 분석 | 발행이유와 주가영향 등

신용도가 높은 기업들도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조달을 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www.loginmarket.co.kr

 

최근 전환사채 발행을 공시한 큐렉소의 전환사채 발행 공시의 일부를 보면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50억 원의 전화사채를 발행하는데 이율은 0%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자를 전혀 주지도 않고 2026년 5월까지 150억 원을 조달하는 셈입니다. 

 

대신 해당 채권의 100%를(전환비율) 10,459원의 가격(전환가액)으로 전환청구기간(큐렉소의 경우 2022년 5월 20일~2026년 4월 20일) 중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줍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150억원을 10,459원의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15,000,000,000원 / 10,459원 = 1,434,165주 

 

전화사채 투자자는 1,434,165주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 주식은 큐렉소의 주식 총 수 대비 4.29%에 해당하는 주식 수입니다. 기존 주식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해당 비율만큼 자신의 지분율이 희석되는 영향이 발생합니다.

 

큐렉소 전환사채권 발행 공시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전환사채 투자자 입장에서 이자도 없이 10,459원에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를 가지기 위해 2026년 5월까지 150억원을 빌려주려면 현재 주가가 전환가액 10,459원보다 높아야 할 텐데 큐렉소의 현재 주가는 9,990원입니다.

 

 

큐렉소가 좋아 보여서 투자를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9,990원에 사면되지 나중에 10,459원에 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환사채 투자자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조건으로 투자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서 발행회 사는 전환사채 투자가에게 전환 가격 조정(리픽싱)이라는 또 다른 권리를 하나 부여해줍니다. 

 

전환가액 조정에 관한 사항 (큐렉소)

 

주가가 떨어지면 떨어진 가격으로 전환가액을 조정해 준다는 약정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를 리픽싱이라고 하는데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사채의 전환가액도 최대 7,321원까지 낮춰주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15,000,000,000원 / 7,321원 = 2,048,816주 

 

이제 전환사채 투자가는 전환권 행사를 통해 최초 1,434,165주가 아닌 2,048,816주를 가지게 됩니다. 전환사채 투자자 입장에서는 큐렉소의 주가가 하락해서 전환가액을 최대한 (이 경우 70%) 낮춘 다음에 주가가 올라가면 가장 행복합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공매도를 통해서라도 주가를 낮추고 전환가액을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전환사채가 많은 종목은 공매도와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출 유인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발행되는 전환사채의 리픽싱 한도는 대부분 70% 수준이긴 합니다만 법상 액면가까지도 리픽싱 한도에 제한을 두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환사채가 대주주의 지분 확대 등에 악용될 소지도 있습니다. 물론 부당하게 낮은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서 대주주나 특정인에게 유리한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면 배임에 해당되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수정 :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주가조작의 우려가 많은 전환사채의 리픽싱 제도에 대한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아래에 관련 글을 첨부합니다.)

 

전환사채(CB)의 가치

 

전환사채는 채권의 가격 성질과 함께 주식의 가격에 연동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해도 기업이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신용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원금은 보장되고 주가가 전환가격 이상으로 상승하면 그 이후부터는 주가와 연동해서 전환 가격의 가격도 상승하게 됩니다. 

 

- 주가가 오르면 전환사채의 가격도 오른다 -

주가와 전환사채의 가격

 

이러한 전환사채의 가격 특성은 신용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프리미엄을 지급하지 않고 콜옵션을 매수하는 것과 같은 수익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최근 HMM의 사례처럼 (공모)전환사채 투자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과거 기아차, 두산 그룹의 BW에서 대박이 났던 것도 같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마불사 기업에 대한 CB, BW 투자기회가 있다면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HMM 전환사채 투자 ‘대박’… “대부분 100% 이상 수익”

지난해 12월 발행된 HMM(199회차)의 전환사채(CB)를 사들인 투자자는 넉 달여 만에 원금의 100% 이상이 되는 수익을 얻게 됐다. 3월 들어 전환가액(1만2850원) 대비 HMM 주가가 두 배 이상 뛴 까닭이다.

www.fnnews.com

 

전환사채(CB)가 많은 기업은 조심해야 

 

일반적인 상황에서 기업은 재무구조가 허락하는 범위에서 필요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사업현금흐름으로 충당하고 부족할 경우 회사채를 발행해서 조달합니다. 회사채 발행이 원활하지 않거나 재무구조의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면 유상증자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주식수가 늘어나서 희석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모두 동일합니다. 다만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주주들에게 기존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는 참여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비해 대부분 사모로 진행되는 전환사채의 경우 주주들이 전환 물량 부담을 달리 피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더 불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2021년 전환사채 발행규모 - 

머니투데이 기사 중

 

기업이 자금을 전환사채로 조달하는 데는 제 각각의 사유가 있겠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존 개인 주주들에게 우호적인 이벤트가 될리는 없습니다. HMM의 사례에서 처럼 기업이 어려울 때 전환사채를 통해서라도 어려움을 탈피한 경우라면 전환물량이 다소 남아 있더라도 턴어라운드라는 측면에서 투자 접근이 가능하겠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많고 많은 기업들 중 전환사채 발행이 잦은 기업을 애써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내가 투자하고자 하는 회사의 미상환 전환사채 유무는 사업보고서 '자본금 변동사항' 항목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MM 미상환 전환사채 현황 (HMM 사업보고서)

 

 

 - 금융위원회 전환사채 제도 개선(안) - 

 

CB 전환가액 조정 (리픽싱) 제도 개선, 상향조정 의무화

전환사채(CB)란? CB(convertible bond)는 전환사채라고 하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붙은 채권을 의미합니다. 그냥 채권 형태로만 발행해서는 자금조달이 어려운 경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

basicide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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