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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기초

자사주 매입사례와 주가 영향

2020. 12. 27.

자사주 매입 혹은 자사주 취득은 이름 그대로 기업이 자기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는 행동입니다. 기업이 가진 현금으로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자기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입니다.

 

기업은 왜 자기주식을 매수하고 투자자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먼저 실제 자사주 취득 공시를 통해 자사주 매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겠습니다.

 

자사주 취득 공시 이해하기

 

12월23일에 나온 한화시스템의 자사주 취득 공시입니다. 취득 예정 주식은 220만 주로 전체 발행주식수의 약 2%를 약 333억 원을 들여 내년 3월 23일까지 한화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매입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그 외에 1일 매수 제한 금액은 얼마인지 등이 공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상법과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상 기업의 자기주식 취득에 관한 제한사항(범위, 한도, 목적 등)을 반영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번 자사주 취득의 목적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자사주 취득 공시의 대부분이 이러한 주주가치 제고, 주가안정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스톡옵션 지급, 경영권 방어 등의 이유로도 자사주 취득이 이뤄집니다.

 

한화시스템 자사주 취득 공시

 

자사주매입 회계처리

 

자사주매입의 목적과 영향을 좀 더 얘기하기 전에 먼저 자사주 매입이 재무제표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자사주 매입을 회계적으로 분개하면 (차변) 자사주 (대변) 현금이 될 테고, 자사주는 자본조정의 항목으로 들어갑니다.

 

아래는 얼마전 자사주처분이 있었던 에스에프에이의 처분 전 재무제표입니다. 해당 분기 자본조정항목에 자사주 매입금액 (84,069,949,237원)이 반영되어 총자본금을 차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자본총계를 축소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스에프에이

 

그리고 자본조정의 주석사항을 보면 그 만큼의 자기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변동사항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스에프에이

 

자사주매입의 이유와 효과

 

그럼 기업들은 왜 현금을 들여서 자사주 취득을 할까요? 자사주 취득의 주된 목적은 유동주식수 감소에 따른 수급 개선과 주식의 가치 증대, 경영권 방어 등입니다.

 

https://efinancemanagement.com/

 

유통주식수의 감소

주주들에게 배당을 주는 것 만큼 직접적이진 않지만 자사주 매입을 통해 시장의 유통되는 주식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잔여주식이 그 기업에 대해 가지는 지분은 증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할 때 그 효과가 실제로 반영된다고 봐야 하지만 자사주는 시장에 출회되지 않는 주식으로 보아 보통 EPS를 산정할 때 자사주는 제외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보유주식의 가치증대

배당에 부과되는 배당소득세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사주매입 효과가 장기적으로 주식 가치에 그대로 반영된다면 배당보다 더 좋은 주주이익 환원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배당을 더 선호하겠죠.)

 

예를 들어 1,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회사가 총 1,000주의 발행주식 중 500주를 자사주로 매입하여 소각한다면 EPS는 1억원(1,000억원/1,000주)에서 2억원(1,000억원/500주)로 두배가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PER은 절반으로 하락하는 효과가 생기고 주가도 2배 오르게 되는 셈입니다. 

 

기업의 경영권 안정

자사주에는 의결권은 주어지지 않지만 자사주 매입을 통해 의결권이 있는 총 주식수가 줄어들게 되면서 주주의 지분율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의 경영권을 안정화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취득한 자사주를 우호적인 세력에 넘겨서 경영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도 있는 여력을 갖게 됩니다. 과거 넷마블에 자사주를 처분한 엔씨소프트 같은 사례가 이에 해당됩니다. 

 

개별 기업마다의 자사주 매입과 처분계획이 틀리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자사주매입이 호재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위의 한화시스템의 사례처럼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업의 여유 현금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주식을 매입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자사주 매입후 소각 공시라면 보다 직접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자사주 소각과 처분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필요에 따라 소각할 수도 있고 제3자에게 매각하여 처분할 수도 있습니다. 소각의 경우에는 취득원가와 액면가의 차이를 감자차익과 감자차손으로 처리하고 처분의 경우에는 취득원가와 매각가격과의 차이를 자기주식 처분이익과 처분손실로 인식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주가에는 자사주를 소각해버리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매각을 통해 자사주가 다시 시장에 나온다면 주주가치의 희석이 불가피할테니까요. 다만 이 경우에도 처분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그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품회사가 삼성전자에 자사주를 매각하고 매각대금으로 시설투자를 하는 경우라면 소각보다 훨씬 큰 호재가 될 것입니다.

 

 

에스에프에이 올바른 자사주 처분

에스에프에이의 자사주 처분 9월 25일 에스에프에이의 자사주 처분 공시가 있었습니다. 보통 자사주 소각은 호재, 자사주 처분은 악재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공시 이후 주가는 큰 변화가 없

basicidea.tistory.com

 

그리고, 소위 자사주 마법이라는 효과를 통해 기업의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자사주가 대주주의 지분 확대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주사 전환을 앞둔 기업들에게서 자사주매입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822511.html

 

주주가치의 증대 자사주 매입

 

기본적으로 기업을 가장 잘 알고있는 해당 기업이 자사의 주식을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호재가 되기 충분합니다. 기업이 주주가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우리 기업의 주가가 낮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며, 주당순이익(EPS)을 올리는 효과를 통해 투자자가 가진 주식의 가치가 증가하고 주주의 지분율을 올려주기 때문입니다. 피터린치가 지속적인 자사주매입과 소각을 종목 선정의 한 기준으로 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입니다. 

 

하지만 자사주매입은 기업의 현금을 소진시키다는 점에서 성장의 한계를 나타내는 요인이라고 볼 수도 있고 기업의 성장이 아닌 자본축소를 통한 인위적인 ROE의 개선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사주매입 역시 기업의 ROE를 올리는 역할을 하지만 보유 현금의 투자를 통해 ROE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자본총계의 축소를 통해 ROE를 올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자본총계의 축소로 부채비율이 올라가는 영향도 있습니다. 따라서 주주가치 측면이 아닌 신용평가 측면에서만 본다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닐수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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