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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기초

주식 PER 뜻과 계산법 (Trailing, Forward P/E ratio)

2023. 7. 23.

PER이란?

PER 혹은 P/E는 주식의 투자가치를 판단하는데 가장 통상적으로 쓰이는 지표입니다. "삼성전자가 PER 7배로 거래되고 있다. KOSPI 과거 평균 PER은 10배다."라는 식으로 얘기됩니다.

PER은 Price earnings ratio의 약자로 P/E ratio로도 쓰이며 '기업이 만들어내는 이익 대비 기업의 가격(주가)이 얼마의 비율'인지를 뜻합니다. 만약, 황금알을 하나 씩 낳는 거위가 있다면 그 거위를 황금알 가격의 몇 배로 사야 하나 하는 단순하고 가장 직관적인 물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익 대비 가격의 지표는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에서도 Capitalization rate (흔히 cap rate라고 합니다)라는 방식으로 부동산 가격의 추이와 적정성을 평가할 때 기본적인 지표로 사용됩니다.

PER 계산방식

PER = 주가(share price) ÷ 주당순이익(earnings per share)으로 계산됩니다. 이 산식을 통해 보면 PER은 주가를 이익으로 나눈 값이고 주가가 이익보다 상대적으로 높으면 PER은 높아집니다. 

P/E Ratio


만약, 삼성전자의 주가가 50,000원이고 한 주당 순이익이 5,000원이라면 PER은 10.0배가 될 것입니다. (시가총액 대비 순이익도 기본적으로는 같은 결과를 보여주지만 CB나 BW가 있어 희석을 감안한 주수로 계산해야 하거나 유상증자로 시가총액이 변하는 경우 등 변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계산할 수 있는 단순한 산식이지만 세부적으로 기준이 되는 주가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이익(EPS)은 언제 어떤 기준의 이익을 쓸 것인지에 따라 그 결과와 의미는 달라지게 됩니다. PER을 산출하는 방식을 열 가지 이상의 조합으로 분류하고 그에 따라 동일한 기업의 PER를 4배에서 40배까지도 나타낼 수 있다고 PER을 설명하는 해외 보고서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가 그런 현실감각 떨어지는 내용까지 고민할 필요는 없을 듯하고 보고서와 뉴스에 나오는 PER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으면 충분하겠지요.

다양한 기준의 PER 산정식

 

과거 이익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미래 추정이익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PER 계산방식은 크게 과거 이익을 기준으로 하느냐 미래 추정이익을 기준으로 하는가로 나눠집니다.

보통 이를 12 month trailing PER, 12 month forward PER로 구분하여 계산합니다. (우리말로는 보통 후행 PER과 선행 PER이라고 표현합니다.) 아무 말없이 PER이라고 하면 통상적으로는 trailing 기준을 의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12m trailing PER은 지난 12개월 동안의 순이익을, 12m forward PER은 앞으로 있을 12개월 동안의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합니다. 

또, 과거 실적을 계산할 때 분기 실적 기준으로 최근 분기부터 1년을 계산할 수도 있지만 회계연도 단위로 전년도 발표 실적을 기준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미래실적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이 2019년 8월이라면 12m trailing EPS를 계산하기 위해 과거 1년인 <19년 2분기, 19년 1분기, 18년 4분기, 18년 3분기> 4개 분기의 순이익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최종 발표된 연간실적인 2018년 연간실적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회계연도 기준 '전년도의 연간 순이익' 대비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PER을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식수의 기준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이익을 한 주당 얼마인지 계산하는 데 있어서도 주식의 수를 평균 발행주식수로 계산할 것인지 연말 주식수로 할 것인지(평균 주식수가 일반적입니다.) 우선주를 포함할 것인지(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의 여부에 따라 나누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가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 쪽이든 현재의 주가를 기준으로 합니다만, 필요한 경우 연간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PER을 산정할 수 도 있겠지요. 이쯤 되면 PER은 기준도 없고 제 맘대로 가 아닌 가 싶습니다만, 대출 가능 금액을 산정하는 LTV 같은 것이 아니라 가치를 판단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보니 다양한 방식의 활용과 기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답이 없는 셈입니다. 

정리하면, PER은 과거 발표된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Trailing 기준 PER과, 향후 미래에 벌어들일 것으로 예측되는 추정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Forward 기준 PER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가가 50,000원인 삼성전자의 지난 1년간 주당순이익(EPS)이 5,000이고 향후 1년간의 예상 EPS가 9,000원이라면 아래와 같이 PER을 구할 수 있습니다. 

* 12m Traiilng PER : 50,000/5,000 = 10.0배
* 12m Forward PER : 50,000/9,000 =  5.6배

만약 누군가가 "12개월 후행 PER은 10배 정도로 과거 평균과 같지만 선행 기준으로는 5.6배이니 지금 주가는 매우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강력 매수입니다."라고 한다면 절대 장담은 못하지만 내년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니 주식을 사라는 뜻이 됩니다. 

삼성전자 PER 계산 예시

계산식을 알았으니 우선 공시자료를 보고 직접 계산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삼성전자의 2018년도 연결 손익계산서입니다.

2018년도(50기) 당기순이익 중 지배기업의 소유주에게 귀속되는 당기순이익을 보시면 43,890,877백만 원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 여기에서 주식의 수를 나눠주면 EPS 주당순이익이 나올 것입니다. (물론 손익계산서 제일 마지막에 주당 이익에 표기되어 있긴 합니다.)

삼성전자 연결 손익계산서

같은 공시자료에서 발행주식의 총 수를 확인해보면 삼성전자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한 주식의 총수는 6,792,669,225주입니다. 

삼성전자 총 발행주식


그럼 위에서 확인한 순이익에 주식수를 나눠주면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 2018년도 삼성전자 주당순이익(EPS) = 43,890,877,000,000 /  6,792,669,225 = 6,461원
* 삼성전자 PER = 43,000 / 6,461 = 6.65배

오늘 삼성전자 주가 43,000원을 EPS로 나눠주면 PER은 약 6.7배로 계산됩니다. 이 PER은 정확히 말하면 최종 회계연도의 연간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현재 PER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추정실적 없는 중소형 종목들의 경우 대부분 이런 식으로 전년도 실적을 EPS 기준으로 삼아 현재 PER을 표현하곤 합니다. 

이 기준에서 이제 내일 삼성전자가 급등해서 50,000원이 되었다면 PER은 7.7배로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PER을 우리가 매번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포털에서 PER, PBR 등 기본적인 지표를 보여주고 실제 계산에 반영된 기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국거래소 사이트에서도 이러한 자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이버증권 삼성전자

PER의 의미와 한계

PER 그 자체가 기업의 투자가치를 좋고 나쁘다는 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PER이 낮다고 좋은 주식이고 높다고 해서 나쁜 주식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단지 이익 대비 저평가되었다 혹은 고평가 되었다고 말할 수는 있겠죠.

높은 PER은 성장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지금 보다 더 높은 수익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보고 시장 참여자들이 높은 주가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는 증권사와 언론사가 큰 역할을 합니다. 스튜디오드래곤 같은 주식이 그 예입니다. 한 때는 PER 100배까지 거래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스달 연대기 충격을 받고 난 지금은 40배 정도의 가격입니다. 

PER 밴드차트 스튜디오드래곤(좌), 화성산업(우)

반대로 낮은 PER은 주가가 실적 대비 지나치게 낮은 상태로, 향후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이고 있거나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한 경우(소외되어 있는 가치주 일 수도 있겠죠.)에 발생합니다. 아래는 지방건설사인 화성산업의 PER 차트입니다. 오늘 PER이 2.99배입니다. 

당연하지만 기업의 순이익은 변동이 심하고 예측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PER이 기본적으로 과거의 실적을 기준으로 하거나 혹은 잘 맞지 않는 증권사의 미래 추정실적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한계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익과 주가만을 기준으로 산출한 지표이니 당연히 부채의 규모 등과 같은 기업의 재무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데에도 한계가 있고, 장기적인 트렌드를 예측하는데 쓰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치를 중요시하는 장기투자자들은 1차적인 기업분석에 순자산가치 대비 비율인 PBR을 PER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산가치는 좀처럼 변하지 않고 저평가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느 하나만 봐야 한다거나 중요하다는 건 당연히 아니겠지요.

PER 지표의 실제 투자 활용

그럼에도 PER은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리고 다른 투자지표들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에도 PER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하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PER은 무엇보다 기업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PER이 100배라고 한다면 7년간 매년 40%가량 순이익이 증가하고 주가는 7년간 제자리에 있어야지만 시장 평균 수준인 9.5배 수준의 PER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PER이 100배일 때가 그 기업에 대한 가장 좋은 뉴스가 쏟아질 때이고 여기저기서 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할 때임이 분명합니다.

섹터별로 실제 성장률과 시장의 기대치가 틀리기 때문에 보통 PER은 같은 섹터(업종) 안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실적이 비교적 꾸준하고 성장하는 산업에 속한 기업이 PER 5배로 거래되는 것과 수주와 분양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지방건설사의 PER 5배는 전혀 다르게 해석해야 하는 것이죠. 

S&P500 섹터별 평균 PER


그리고 종목별 PER 밴드 차트 등을 통해 과거 해당 기업의 평균 PER 대비 현재 PER의 수준을 비교하여 저평가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의 추정실적과 기업의 실적 목표를 참고하여 미래 예상 PER이 어떻게 되는지도 확인해야겠지요. 

예를 들어 주식이 실제 펀더멘탈보다 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고 경기 사이클에 따라 실적의 변동이 있다면 그 기업의 PER은 장기적으로 평균에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낮은 PER에서 투자를 접근하는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PER이 낮은 종목이 높은 종목 보다 연간 5.9%, 시장 보단 2.4% 뛰어난 수익을 기록했다>

Barclays Research

PER이 낮은 종목들은 기본적으로 투자대상으로서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실적 대비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는지 기업의 단점들과 시장의 편견들을 찾아가는 것이 기업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투자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PER은 개별 기업뿐 아니라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하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현재 KOSPI PER이 과거 평균보다 높다, 혹은 저점이다 라는 식으로 시장을 평가하기도 하고 미국 시장의 장기 평균 PER은 15배인데 KOSPI의 경우는 10배로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식으로 분석되기도 합니다. 

한국시장의 PER 추이

→ 추정PER, 선행PER, 후행PER 등의 구분은 아래 블로그의 글을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정PER, 선행PER, 후행PER | PER을 계산하는 몇 가지 방법

12개월 선행PER과 미래 특정년도 이익기준의 PER모두 추정실적을 기반으로 계산되기에 추정PER의 하나입니다. 실적 컨센서스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실적에 근거하기 때문에 당연히 부정확할 수

www.loginmark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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