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50과 스마트폰 실적
폰더블, 경첩폰 등으로 놀림받던 V50이 생각보다 국내에서는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까지 LG전자 모바일부문 영업손실은 -5,16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분기 기준으로 1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아래 실적추이가 말해주듯이 매출이 줄어야 적자 폭이 개선되는 상황에 있습니다. 베트남 이전을 통한 제조원가 절감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듯합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가 others로 분류된건 이미 한참 전입니다. 이제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1.5% 정도에 불과합니다. 분기 단위 수천억 원의 적자에다 존재감을 상실한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LG가 현재 핵심 디바이스인 휴대폰 시장을 포기할리는 없어 보입니다. 향후 시장이 어떻게 새로운 형태로 변화할 지도 알 수 없는 거고요.
그나마 LG 스마트폰의 긍정적인 부분이라면 여전히(줄어들고는 있지만) 북미에서는 10%중반의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한때 20%가 넘는 점유율을 가진 적도 있었고 그때도 스마트폰 사업은 적자였다는 점에서 저가공세를 통한 점유율 유지라는 지적이 불가피하긴 합니다.
어쨌든 LG전자가 북미에서 스마트폰도 만들 줄 아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사업부문별 현황
LG전자 사업은 H&A, HE, MC, VS 등으로 구분합니다. 쉽게 보면 냉장고, 에어컨 같은 백색가전 사업과, TV와 PC사업, 휴대폰 사업, 자동차 부품 사업 등입니다.
아래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듯 기본적으로 냉장고, 휴대폰, TV 사업부문에서 벌고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실을 내는 구조입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만 보면 H&A 1조4,451억원, HE 5,521억원, MC -5,165억원, VS -711억원 입니다.
실적 및 재무분석
2017년 이후 60조원대로 매출이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조원 중반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덕분에 주가도 2017년 초반 4만원 중반대에서 2018년 10만원 이상까지 크게 상승했었습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대로 현재 주가는 6만원 중반까지 하락한 상황입니다.
2016년 769억원 순이익이 2017년 1.7조원까지 상승하면서 이익률과 ROE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유형자산 비중이 큰 전형적인 제조업체이고 자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순차입금 6.5조원 정도로 자산과 이익규모에 비해 안정적입니다. Debt/EBITDA는 2.3에 불과합니다. 이자보상배율도 6배 이상인 상태입니다. 다만 고정비가 큰 사업이다 보니 과거 50조원 중반대의 매출 규모 하에서는 이자보상배율이 2.6배까지 하락한 해도 있었습니다.
작년도 EV/EBITDA는 3.7배이고 감가상각비는 2조원대 였습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5조원에 이르렀습니다.
주당 400원이던 배당금을 작년도 750원으로 확대하면서 배당수익률이 최초로 1%를 넘어갔습니다. 작년 배당금 기준 현재 예상 배당수익률은 1.1%입니다.
주가는?
현재 주가는 6만5천원대로 최근 1년의 평균 주가 아래로 하락해있습니다. PER 기준으로는 9.0배, PBR 기준으로는 0.8배 정도의 주가입니다. 하반기 실적 모멘텀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면 아주 투자할만한 가격인지는 모르겠지만 PBR 0.7배 정도에서는 주가의 하단을 보여줬던 회사이고 세탁기, 에어컨, TV에서 만들어지는 기본적인 이익과 경쟁력을 생각하면 PBR 1배의 목표주가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거나 신규사업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지 않는 한 그 이상의 목표주가는 어려워 보입니다. 삼성전자도 TV를 만들고 세탁기도 만들고 하니까요.
LG자동차
아직 이익을 내고 있진 못하지만 LG전자 사업부문에서 가장 성장하는 분야는 VS 자동차부품 부문입니다. 2016년 2.7조원 매출에서 2018년 5.7조원까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작년도 자동차 조명업체 ZKW도 인수했고요. 하지만 아직은 매출규모와 이익을 보면 VS사업이 주가 상승을 이끌 만큼 성장하려면 좀 더 기다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혹시 LG전자가 직접 자동차를 만들면 어떨까요? 주가에는 도움이 될까요? 사실 LG는 이미 전기차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쉐보레볼트의 경우 베터리팩, 구동모터, 인버터, 계기판, 공조장치 등 대부분을 LG에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제조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음을 생각하면 LG전자가 전기차를 만드는 것 자체는 지금 당장이라도 어려운 일은 아닐 듯합니다. 이노텍, 디스플레이, 하다못해 충전소로 쓸 수 있는 GS주유소까지 수직계열화 및 그룹사 전반의 파급효과도 큰 사업입니다.
물론 테슬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LG가 전기차로 정말 흑자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남겠지요. LG디스플레이만 해도 벅찬데 투자비는 어디서 감당할까 하는 우려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당장 내 회사가 아니다 보니 휴대폰 파느라 버리는 돈으로 전기차 만드는데 쓰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들긴 합니다. 전기차로 돈을 벌겠다는 욕심만 버리면 무리한 CAPEX를 할 일도 없겠지요. 부품회사로서의 입지와 경쟁력에도 크게 무리는 안 가리라 봅니다. 기왕에 적자 보는 거 계속 본다고 생각하고 1년에 1천대 정도만 대당 1억원 정도의 최고급 사양의 전기차를 만들어 팔면 어떨까 싶은 거죠.
적어도 마케팅에선 미국에서 V50 휴대폰을 떨이로 판매하는 것보다 1억원짜리 아이폰 닮은 전기차를 한정 판매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혹시 또 그 전기차가 제2의 테슬라가 될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습니까.
결론은 6만원 초반의 가격이라면 LG전자는 내년 상반기를 보고 사도 될 듯하다. 그리고 살만한 전기차가 없는데 누가 좀 만들어 주면 좋겠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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